지금은 잠시 꽃샘추위 같은 게 왔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여름 같은 날씨였던 터라 냉면을 개시했더랬다.
올해 첫 냉면 개시 : 이젠 완전히 물냉면을 더 선호하게 된 나
올해 첫 냉면 개시 : 이젠 완전히 물냉면을 더 선호하게 된 나
날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요즘 대낮의 기온을 생각하면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아예 반소매 옷차림으로 나다니고 싶은 지경이다. 아무래도 조만간… 아무래도 며칠 내로…? 그런 꼴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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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한번 냉면에 물꼬를 트니 수시로 먹고 싶어지는 그런 게 있더라. 그것도 탄력이 강한 편의 칡냉면이 너무너무 먹고싶어졌다. 그래서 집 바로 근처에 있는 분식집의 가성비 쩌는 냉면을 사다 먹을까 싶었으나… 그 왜… 있잖은가…… 귀차니즘이라는 거.(…)
귀찮아서 그냥 배달앱으로 칡냉면 검색해서 주문.
가게명부터 ‘칡냉면’이 들어간 가게라 칡냉면 전문점이었는데 숯불고기 150g 정도가 포함된 냉면 세트가 있길래 그걸 주문해보았다. 냉면에 고기가 빠지면 섭섭하지 않겠는가. ── 그런데, 뜻밖에도 서비스로 유부초밥 2피스가 함께 온. ── 엄청 뜬금없는 기분이었지만(아니 냉면집인데 웬 유부초밥??), 한편으로는 상당히 기뻤다. 그야 내가 유부초밥 광인 언저리쯤 되는 놈이었으니까.
얼른 유부초밥부터 입에 털어 넣기.
유부초밥은 쏘쏘했다. 전문 초밥집에서 만드는 유부초밥 같은 퀄리티는 아니지만, 조미된 유부에 맨밥만 넣어도 맛있다고 쳐먹는 유부초밥 광인 언저리인 내가 이렇다 저렇다 하며 가릴 처지는 아닌 듯.(…)
가볍게 유부초밥으로 입가심을 하고,
살얼음이 살벌하게 그득 차 있는 물냉면을 시식!!
이 집 물냉면은 비빔냉면 양념장을 함께 넣어주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다만, 양념장을 따로 자그마한 용기에 보내주어 선택지를 넓힌 게 참 좋았다. 순수하게 물냉면을 먹다 도중에 양념장을 풀어 먹는 것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진짜 너무 좋았다.
아직 날이 그렇게까지 덥지 않은 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 살얼음이 진짜 냉면을 다 먹는 그 순간까지 녹지 않고 유지되고 있더라. ── 내가 평양냉면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맛 때문이 아니라 살얼음이 용서되지 않는 육수라서 그런 정도로, 물냉면에 살얼음 자글자글하게 차오른 상태를 제일 좋아한다.
그리고
숯불고기.
이 집은 냉면 전문점이라 따로 고기 메뉴는 없었는데, 제발 숯불고기 메뉴 따로 만들어주세요 제발…… 여기 숯불고기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나중에 또 주문할 땐 고기 꼭 추가할 거다. 일단, 고기의 질이 좋은 편이라 잡내 이런 건 일절 안 나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고, 맛으로 따져보아도 양념이 너무 세지도 약하지도 않고 적당히 달달하면서 짭조름한 게, 진짜 제대로 된 고깃집에서 먹는 숯불고기 같았다.
다행히 세트 주문할 때 고기 추가 선택지가 있던 걸 확인했으니, 진짜 다음 주문 땐 고기 추가 확정!
올여름 냉면 맛집은 여기인 듯하다.
진짜 자주자주 주문해서 단골이 되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냉면 및 고기 맛집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