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봐요 동물의 숲
모동숲의 주민인 동물 친구들에게는 각자 개성적인 고유의 ‘말버릇’이 있다.
하지만, 이 ‘말버릇’은 다른 주민의 것이 또 다른 주민들에게 옮기도 하고 친밀도가 어느 정도 오르면 주민대표인 플레이어에게 직접 정해달라고 부탁해 오기도 해 플레이어가 직접 색다른, 또는 개성적이고 재미있는 ‘말버릇’을 정해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우리 섬 라온제나도의 주민 중 초기 ‘말버릇’을 유지하고 있는 주민은 단 하나도 없는 실정.(…)
오늘은 가장 최근에 ‘말버릇’을 바꾼 한 주민, 소면에게서 비롯되어 갑자기 유행을 타기 시작한 ‘말버릇’ 하나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애초 소면의 ‘말버릇’은 “후루룩”이었다. 개미핥기 동물 친구인 소면이라서 그런가 처음에 그 ‘말버릇’을 보곤 좀 그렇긴 했다.
그래서 처음 소면이 ‘말버릇’을 바꾸고 싶다 했을 땐, “후루룩”을 좀 순화하여 “호로록”으로 바꾸길 추천했다.
그 후로,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지난 추석 당일의 일이었다.
비가 내리던 라온제나도의 오후, 뭔가 고민이 깊어 보이는 소면에게 말을 걸었더니,
새로운 ‘말버릇’을 원하는 소면…
사실, 전에도 한 번인가 “호로록”의 ‘말버릇’에서 벗어나 새로운 걸 원했던 적이 있긴 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소면에게 “호로록” 이외의 ‘말버릇’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바꾼다 쳐도 애초의 ‘말버릇’이었던 “후루룩” 뿐일 텐데, 그건 진짜 죽어도 싫었고.(…)
어쨌든, 이번엔 나도 모르게 바꾸자고 해버렸는데…
문제는 딱히 정해둔 ‘말버릇’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뭔가 쭉 빨아들이는 소리를 표현하는 것에서 나름 벗어나고 싶지 않은 점이 발목을 붙잡았다.
그렇게 한 10분 정도 고민한 결과,
“츄르릅”이라고 정해주고 말았다…(…)
모동숲의 동물 친구들은 정말 착한 게, 웬만해서는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처음에 OK 해놓고 아차 싶긴 했는데, 이게 또 계속 보다 보니 나름 마음에 든다……?
그 후로 소면은,
새로운 ‘말버릇’인 “츄르릅”에 완벽히 적응한 듯했다.
그런데 사건은 어제(10월 3일) 터졌다.
저녁에 섬을 돌아다니다 보니, 소면과 차둘이 뭔가 대화를 하고 있어 보여 대뜸 끼어들었다.
잔디 뽑기 주제로 잡담을 하던 와중 서로 다른 모습에 소면이 한숨을 내쉬자,
느닷없이 소면의 새로운 ‘말버릇’이 멋지다며 대뜸 따라 해 버리는 게 아닌가…!
소면이야 기쁘겠지만, 운동광 차둘이 “츄르릅” 거릴 생각을 하니 뭔가 아찔해지는 나였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을 뭘 어찌하겠는가… 그냥 자연스럽게 차둘이 또 다른 누군가의 ‘말버릇’을 따라 하길 바라야지…
허나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잠시 후, 톰슨과 대화 중인 소면을 발견한 난 바로 예란트를 그 둘 곁에 데려갔다.
아까 전의 차둘과는 달리 톰슨과 통하는 게 있어 기뻐 보이는 소면…
그리고 느끼 주민답게 숨 쉬듯 플러팅을 남발하는 톰슨.
그런데,
톰슨의 급발진…!
뭐야… 왜 너까지 그래…?!
오늘 무슨 날인가?!
느닷없이 또 소면의 ‘말버릇’을 따라서 쓰겠다는 톰슨!
당황한 나와 달리 톰슨은 마냥 신이 난 듯.
그래…… 너희가 좋다면 좋을 대로 해라……
그래도 조만간 또 다른 누군가의 ‘말버릇’이 옮기를.(…)
그러고 보니, 생각해 보자면 이전에도 소면의 ‘말버릇’인 “호로록”을 따라 하는 주민이 꽤 많았던 것 같긴 했다.
이번에는 그래도 내 눈앞에서 옮았으니 덜 당황스럽긴 하다.
전에는 어느 순간 인사했더니 갑자기 “호로록” 거려서 진짜 당황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