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봐요 동물의 숲
때는 모동숲 플레이 124일 차를 맞이한, 9월 3일. ─ 일요일의 일이었다.
우리 섬 라온제나도는 아침부터 모처럼 추적추적 비가 내렸고, 무파니를 만나기 위해 주말임에도 일찍 눈을 뜬 난 굳게 마음을 먹었더랬다. ── 이번 주는 크게 한탕 해보자! ── 고.(…) 그리고 그것은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게, 그동안 무주식으로 크게 실패해 본 경험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경험을 이번 주에 하게 됐네?? (…)
그것도 무 하나에 109벨이나 하는 때에 말이다…
── 그동안 무주식 하면서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쭉 적당히 성공해 왔기에 너무나도 오만해져 있었던 걸까…
나는 109벨이나 하는 무를 약 세 번에 걸쳐 평소보다 많은 무를 대량으로 구매했다.
그리고 날이 지나 9월 4일 월요일이 밝았다.
오전 무 가격, 98벨.
오후 무 가격, 94벨.
9월 5일 화요일.
오전 무 가격, 89벨.
오후 무 가격, 84벨.
9월 6일 수요일.
오전 무 가격, 79벨.
오후 무 가격, 76벨.
……생각보다 낮은 가격이 떴지만, 불안해하지 않았다. 그간의 경험상 이러다 반등하는 경우가 허다했으니. 그리고 뭇값 계산기를 돌려봐도 목요일 · 금요일쯤 해서 최대 654벨 정도로 폭등할 거라 예측해줘서 이번 주는 정말 무트코인 제대로 떡상할 각이구나!! 싶었더랬다.
그렇다…
싶었더랬다……(…)
이변은 다음날, 9월 7일. 모동숲 플레이 128일 차.
목요일 오후에 일어났다.
오전 무 가격, 71벨.
오후 무 가격, 65벨.
목요일 오후에 예상되었던 최대 654벨 떡상각이 갑자기 급커브 해,
하락 가능성 100%를 예측하며 떡락에 떡락을 거듭한 것이다.
남은 날은 금요일 · 토요일 이틀인데, 이 이틀간 뭇값이 아무리 많이 쳐줘도 62벨이라니…!!
떡락도 이런 떡락이 없다! OTL
심지어 이번 주는 109벨이라는 평소보다 비싼 값을 주고 구매했는데……!!
그야말로 참담한 심정으로 이걸 어쩌나 시발…… 이러고 있었다.
── 그러다, 네이버 카페 중 가입해서 혐생에 치여 어쩔 수 없이 눈팅 위주로만 활동하던 ‘닌텐도 동물의 숲 대표카페’의 존재가 떠올랐고, 즉시 카페에 접속해 무주식 관련 게시판에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발견한 글 하나.
무값 553벨 유료개방해요
……!!!
모동숲은 통신으로 친구나 다른 이의 섬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던바. 카페에서는 그 통신을 활용해 거래를 하기도 하고 이렇게 무주식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그러는 걸 그간 많이 봐왔었다. 그리고 나도 혹시 몰라, 통신을 위해 카페에서 닌텐도 스위치 정품 인증을 미리 해뒀었고.
설마 모동숲 첫 통신을 이런 식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서둘러 댓글을 남겼고 다행히 마감 전에 예약(?)이 잡혔다. (너무 급한 나머지 2회를 3회라고 남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안내소로 달려가 너굴포트에서 거래 대금으로 쓰일 마일 여행권을 뽑고, 사둔 무를 싹 비운 주머니에 담고 남은 건 비행장 바로 근처에 나열해 두는 등, 열심히 사전 준비를 마치고 채팅이 오기만을 기다리길 잠시…
고맙게도 섬을 개방해 주신 분에게서 채팅이 왔고, 난 처음으로 예란트를 비행기에 태워 다른 분의 섬으로 보내게 이르렀다.
우리 라온제나도와는 뭔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예쁘게 꾸며진 섬에 살짝 기가 죽기를 잠시…(…)
찬란하게 빛나는 뭇값에 감격!!
총수익 3,871,000벨.
고맙게도 섬을 개방해 주신 분 덕분에, 대차게 폭망해 버릴 뻔한 무주식을 대박 낼 수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아무래도 무는 100벨 넘으면 안 사는 걸로 결심했다.(…)
그리고 당장 내일 또 무파니가 올 텐데, 이번 주에 너무 충격적인 폭락을 경험하고 나니 갑자기 무주식 자체가 너무 불안해져 버린 것…(…) 그래도 난 또 무를 사게 될 테지… 절레…
참고로, 비행기를 타고 친구나 다른 분의 섬에 다녀오면
마일리지를 주더라.
어쩌면 무주식 때문에 또 신세 지게 될 일이 생길지도……
그리고,
무주식 관련 ‘돈도 벌고 경제도 살리고!’ 마일리지 스탬프 다 찍었다!
굿! ദ്ദിᐢ._.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