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소비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냥 깔끔하게 게임을 하기 위해 필수인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OLED’와 이걸 사는 이유 전부나 마찬가지였던 게임 카트리지 팩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만 사면 끝일 거라 여겼다. 거기에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강화유리 액정보호필름이랑 조금 욕심을 부려 예쁜 디자인의 조이콘 조이스틱 커버 캡(썸 그립 캡) 정도만 사는 걸로 끝일 줄 알았지…
닌텐도 스위치 OLED : 조이콘 조이스틱 커버 캡 & 9H 강화유리 액정보호필름
그랬는데, 사람의 욕심이란 게 참 그렇다.(…) 커버 캡 하나를 사고 나니 욕심이 더해지고 더해져서 ‘보니까 예쁜 캡 정말 많던데 마음에 드는 거 몇 개 더 사서 주기적으로 바꿔 끼워가며 쓰면 정말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소록소록 샘솟는 거다. 그리고 그건, ‘약간의 망설임’이란 방책이 버텨 하룻밤을 견뎠으나 그 방책을 구성한 게 참으로 허술하고 나약한 내 마음이다 보니 날이 밝고 바로, 허무하게도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결국, 어제 정오 좀 지나 카페에 앉아 한가하게 늘어져 있다가 폰으로 예쁜 디자인의 커버 캡이 뭐가 있나 알아보면서 그중 제일 눈에 들어오는 걸 몇 개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 제일 사고 싶었던 ‘냥발’ 디자인의 커버 캡을 찾아 두 종류의 색상을 바로 담은 후 몇 개 더 추가했다.
그리고 속 시원한 마음으로 쇼핑을 그만두려던 찰나, 눈에 들어온 것들.
닌텐도 스위치 휴대용 가방. 또는 케이스, 또는 파우치라 불리는 것.
갑자기 또 파우치에 꽂혀서 어떤 디자인이 있나 구경하다가 아 이거 예쁘다 싶으면 나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담아버리고 그러던 와중… ‘어… 이거까지 사야 하나?’ 싶은 마음이 잠깐. 하지만 지금 앉아있는 카페에서 한가하게 폰으로 시간 죽이고 있는 거랑 잠깐 게임할 수 있는 거랑 비슷한 거 아냐? 하는 악마의 속삭임(?)이……
그래서 결국,
이런 쇼핑의 결과물이──(…)
사실, 파우치의 경우 1위 후보가 따로 있었다. 내가 산 건 2위 후보였는데, 1위 후보는 나 같은 아저씨가 밖에서 들고 다니기에는 지나치게 팬시하고 귀엽다고 해야 하나…(…) 이상하게 어릴 땐 바깥에서 대놓고 덕질하는 게 부끄럽지 않았는데 나이가 좀 드니 덕질할 때도 어느 정도 눈치 좀 보고 그렇게 변하더라. 세월이 참 무상하지……
이이네 스페이스 EVA 파우치.
색상은 화이트와 신상품인 블랙이 있었는데, 블랙으로 선택했다. 받고 나서 확인해보니 꽤 만족스러운 파우치라서 만족 중. 일단 디자인부터가 2순위였을 정도로 내 취향이었고, 겉은 살짝 하드케이스인데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광고했던 점이 굉장히 솔깃했더랬다. 게임 카트리지는 총 여섯 개 정도 수납할 수 있고 ‘닌텐도 스위치’ 본체의 액정이 닿는 면은 부드러운 극세사 재질이라 스크래치로부터 안전할 듯하다.
당장 내일부터 이젠 파우치에 닌텐도 스위치 넣고 들고 다니며 카페 같은 데 가면 앉아서 잠시라도 게임해보려 한다!
그리고 이번 쇼핑의 원래 목적인, 조이콘 조이스틱 커버 캡 ─ 썸 그립 캡.
냥발.
이건 진짜 커버 캡 처음 살 때부터 이 디자인을 갖고 싶었더랬다. 그런데 처음 살 때는 이 디자인을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쉬워했거늘 이것은 운명인지, 두 번째 쇼핑을 위해 훑어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허겁지겁 장바구니에 넣었다는 얘기.
여러 색상이 있었는데, 파스텔 마카롱과 그레이 두 개를 주문했다.
바이올렛 플래닛.
색상도 콘셉트도 내 취향. 지난 첫 주문에서 도넛츠냥 디자인 주문하면서 순위에 넣고 고민했던 디자인 중 하나였다. 어쩐지 이번에 같이 구매한 파우치 디자인과 잘 어울릴 듯한 느낌이라 어쩌면 이 디자인이 다음 타자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차피 다른 디자인의 커버 캡들도 경쟁력이 상당해서 아직 모르겠다.
꼬마유령.
기본적으로 심플하면서 화이트&블랙 스타일이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가는 그런 경향이 있는 모양이다. 디자인도 예쁘지만 컬러도 뭔가 마음에 들었다. 일단, 내가 가진 닌텐도 스위치 OLED가 화이트 모델인지라 이 커버 캡이랑 꽤나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이 팍팍 들지 않나…?
당근 버니.
이건 신상품이라고 NEW가 떠서 봤더니, 디자인이 너무 귀엽고 예뻐가지고 고민과 망설임도 없이 홀랑 장바구니에 집어넣은 디자인이다. 그런데…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막상 배송받고 나니 얘가 나머지 디자인들에 비해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 그도 그럴 게, 나 같은 아재가 하고 다니기에는 좀 지나치게 귀엽구……(…)
외출할 땐 당근만 양쪽에 껴볼까…?
── 과연, 도넛츠냥 디자인 이후에 자리 잡게 될 커버 캡은 어떤 것일지…!
이번 4월은 한 달 내내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에 집중해볼 생각이다. 그러다 5월에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사서 해보려 한다. 5월에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출시될 예정이라고는 하는데, 아직 야생의 숨결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후속작에 신경 쓰기는 좀 그렇다. 게다가 후속작도 기다리다 보면 DLC가 나오고 이번 익스팬션 패스 합본처럼 합본이 또 나올지도 모르니까 그때 가서 질러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다. 그리고 6월에는 『목장이야기 Welcome! 원더풀 라이프』가 발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캐릭터 디자인 같은 게 내 취향은 아니지만 유튜브로 플레이 영상을 보니 얘도 결국 지르게 될 운명이라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