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SNS에서나 유튜브 등에서 갑자기 보이기 시작한 진짬뽕 어묵탕이 너무 맛있어 보였다. 주된 레시피는 편의점에서 파는 어묵탕 하나와 진짬뽕 컵라면을 섞어서 간편하게 조리하는 방식인데, 어묵도 라면도 아주 환장하는 내가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더라.
어쨌든, 원래 레시피는 삼호어묵 오뎅한그릇을 사용하는 듯했지만, 마침 들른 편의점이 세븐일레븐이었던 터라 내게 남은 선택지는 고래사 어묵탕밖에 없었다. ……애초에 삼호어묵 보다는 고래사 어묵 쪽이 좀 더 내 취향이기도 했고. 게다가 마침, 세븐일레븐에서는 진짬뽕 컵라면이 2+1 행사 중이기도 해서 그냥 샀다.
때는 새벽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전날 저녁으로 먹기 위해 집 근처 분식집에서 포장해 온 김밥 한 줄도 함께 세팅해 줬다.
두근두근……
내가 본 영상에서는 ‘소주쟁이들이 환장할 안주’라고 소개되었는데, 원래 대박 맛있는 술안주는 술 안 먹는 사람들 입에는 그냥 대박 맛있는 음식일 뿐이지.(…) 술만 안 마실 뿐이지, 술꾼들 입에 맛있는 게 그렇다고 술 안 먹는 사람들 입에 맛이 없을 리는 없잖은가?
어묵탕을 진짬뽕에 부어주고 진짬뽕의 액상스프를 넣어준 다음 뜨거운 물을 기준선에서 1㎝ 정도 더 부어준 후 잘 섞어서 전자레인지에 3분 30초 돌려주고, 꺼내서 진짬뽕의 유성스프만 뿌려주면 완성! ── 이렇게 아주 간단한 편의점 레시피 너무 좋아…
완성.
……뭔가, 좀 기대했던 비주얼은 아니었다. (물이 너무 많은 듯했음)
게다가 내가 도중에 실수한 게 있는데, 어묵탕을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따뜻하게 데운 후에 컵라면에 부어주어서 뭔가 좀 오버쿡된 듯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어묵도 오버쿡, 면도 오버쿡…
── 그런데, 진짜 감칠맛이, 대박이었다!
솔직히 평소에 남들보다 살짝 싱겁게 먹는 내 입에는 좀 짰지만, 어묵탕과 진짬뽕 국물의 합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해 감칠맛이 입안에서 막 폭발하는 것 같았다. 라면 국물이란 것 자체가 자극적이고 감칠맛이 기본적으로 어느 수준 이상으로 나는 것인데 어묵탕 국물까지 섞이니 그 합이 완전 대박! ……진짜, 이거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주를 주량 한계 이상으로 들이부을 듯한 맛이었다.
이쯤 되니, 원래 레시피(?)대로 삼호어묵 오뎅한그릇을 사용하면 어떨까?
── 하는 궁금증이 갑자기 생겼다.
그래서,
다음날, GS25 편의점에서 삼호어묵 오뎅한그릇을 사 와봤다. ── 시원한 맛과 얼큰한 맛 중 뭘 시원한 맛을 고르려 했지만, 영상 속에서는 얼큰한 맛을 사용하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고증(?)을 제대로 지켜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얼큰한 맛으로 집어 왔다.
이번에는 깜빡하지 않고 제대로 데우지 않은 차가운 상태의 어묵탕을 넣어주었다.
확실히, 처음 먹었을 때 어묵탕을 뜨겁게 데워버린 게 나름대로 패착(?)이지 않을까 싶었다.
진짬뽕 유성스프를 뿌려주고…
비주얼은 처음 시도했을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맛은 솔직히… 고래사 어묵탕을 넣었을 때보다 감칠맛이 좀 덜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감칠맛이 돌고 맛있는데 처음 먹었던 것이 나름 실패작으로 여김에도 불구하고 맛은 그쪽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감칠맛의 수준이 조금 다른 느낌?
그래서 생각해 보았는데, 아예 삼호어묵 쪽의 어묵만 꺼내서 고래사 어묵탕과 섞어 진짬뽕 어묵탕을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건 또 나중에 시도해 보고 맛있으면 다시 포스팅해 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