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배달이 아닌 <홍콩반점> 매장에 방문했다.
이상하게도 날이 궂은 것도 아닌, 굉장히 화창하고 강추위도 이제 물러간 마당에 느닷없이 ‘짬뽕’이 무지막지하게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점심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짬뽕을 먹어야겠다 다짐을 했더랬다. 그래서 근처에서 가장 가깝고 만만한 <홍콩반점>으로 출동!
주문은 고기짬뽕 곱빼기.
……생각해보니, 그간 ‘고기짜장’은 숱하게 먹어왔는데 ‘고기짬뽕’은 이 메뉴가 나온 이후로 진짜 처음 먹는 것 같다. 내가 워낙 초특급 맵찔이로 영락한 몸이 되어놔서 일단 매운 걸 20대 때만큼 막 적극적으로 외식 메뉴로 선택하고 그러기가 조심스러워졌다.
하여튼,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짬뽕’이 땡겼기에 마음 단단히 먹고 주문해보았다. 이왕이면 ‘고기짜장’처럼 고기가 듬뿍 올라간 게 차라리 낫겠다 싶어서 처음으로 주문.
처음 이미지는 괜히 위에 올려진 고추 고명 때문에 ‘이거… 잘못 선택한 거 아냐?’ 싶었다. 그래서 두 눈 질끈 감고 먹어보았는데… ── 이거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덜 매워서 그런지 먹는 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아, 물론 맵기는 했다…
매운 건 매운 거니까.
그래도 첫인상에 겁먹고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덜 맵게 느껴지니까 평소보다 더 매운 걸 잘 먹게 되는 그런 선순환(?)이 작용한 듯한 그런 느낌?? 게다가 일단 맛있다!! 역시 나는 해물 베이스로 깔끔한 짬뽕도 괜찮지만, 고기가 들어가서 기름지고 진득한 짬뽕 국물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그간 ‘고기짜장’만 먹다가 처음으로 먹은 ‘고기짬뽕’은 꽤 만족스러웠다. 나 같은 초특급 맵찔이도 조금 쩔쩔매는 수준으로 먹을 수 있는 정도라 조금만 마음을 다잡으면 누구나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을 짬뽕인 것 같다.
무엇보다 고기!! 고기가 듬뿍 올라갔고, 그 맛있게 볶은 고기의 육향이 짬뽕 국물과 잘 섞이면 굉장히 매력적인 맛을 내는 게 마음에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 의외로 요즘 초특급 맵찔이에서 그냥 특급 맵찔이 정도로 레벨업했나…? 싶은 게, 이번에 짬뽕 먹으면서 조금 쩔쩔매긴 했어도 막 혀가 괴롭고 헥헥거리고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내가 진화(?)한 건지 아니면 <홍콩반점>의 ‘고기짬뽕’이 원래 안 매운 짬뽕에 속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