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냉면은 웬만하면 다 좋아하지만, 특별히 선호하는 냉면을 고르라면 난 칡냉면이다. 그것도 비교적 최근까지 비빔냉면만 줄곧 먹어왔고, 이렇게 물냉면을 먹게 된 건 불과 몇 년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비빔냉면보다 완전히 물냉면 파로 완전히 돌아선 느낌이기도 하고…
어쨌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동네 냉면 맛집에서 오랜만에 냉면을 배달시켰다.
그런데… 냉면과 숯불고기 세트가 메뉴에서 사라진 것!
당황해서 살펴보니 세트는 냉면과 만두 아니면 웬 자메이카 닭다리만 있더라.
……이게 대체…?
어쩌다 보니 약 한 달간 냉면을 안 먹었는데, 그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다른 곳을 알아볼까 하는 마음도 살짝 들었으나, 이 집 냉면이 너무 내 취향이라서 망설여지더라. 물론, 그 취향에 숯불고기의 존재가 아주 큰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냉면 자체만으로도 여기는 충분히 내 안에서는 우리 동네 최고 냉면 맛집이었다.
그래서 결국, 모험을 좀 해보기로.
짜잔!
……근데, 뭔가 냉면 비주얼도 벌써 이전과 다름을 느끼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육수부터 확 바뀐 맛이었다.
내가 약 한 달간 냉면을 본의 아니게 끊었었는데, 그사이에 요리하시는 분이 바뀌었나 뭔가 엄청나게, 어마어마하게 맛이 바뀌었다. 아니다, 이건 진일보했다고 봐야 하나? 육수가 엄청나게 진해졌고 평소보다 간이 세졌지만 그게 과하지 않으면서 좀 더 새콤해졌다. 이 정도면 따로 식초를 더 첨가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내게 딱 알맞게 새콤!해졌다.
이건 진짜, 가히 집 나갔던 입맛 도로 불러들이는 정도였다.
아니… 진짜 주방에서 요리하시는 분이 바뀐 걸까???
어떻게 이렇게 냉면 육수의 맛이 확 달라질 수 있지?
혹시나 싶어 이전의 사진과 비교하니 육수 때깔부터 또 달라.
와…
대박이다 진짜.
이제 더는 숯불고기의 존재 유무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냉면 하나만으로도 난 이 집 포기 못 해…!
이게 그 문제의(?) 자메이카 닭다리.
음…
비주얼도 맛도, 딱 어디서 떼온 제품을 매장에서 그냥 따뜻하게 데운 맛인데…
BBQ의 자메이카 통다리와 비교하는 건, BBQ 측에 너무 미안한 말이고.
그냥 딱, 어디 모노마트 같은 식자재 마트 같은 데에서 파는 걸 사다 데워서 파는 듯한 느낌이었다. 진짜 그런 건 모르겠고, 맛이 그런 이미지라는 뜻. ── 그렇다고 이게 또 아예 맛이 없다는 건 아니고… 왜 식자재 마트에서 판다고 다 맛이 없는 건 아니잖은가. 어쨌든, 먹어본 후 맛에 대한 내 개인적인 인상이 그렇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특별할 것은 없지만, 아주 나쁘지도 않은 맛.
다음부터는 그냥 만두 세트로 시켜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