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대림동에 일이 있어 오갔을 때, 『계단칼국수』가 너무 내 취향이라서 몇 번 이용했던 적이 있었다. 얼마 전에 또 들릴 일이 있어 다시 방문했지만, 아뿔싸…! 하필 그날이 월요일이었다. 『계단칼국수』는 매주 월요일이 정기 휴일이라고 하더라. 몇 번 드나들었어도 입간판을 일일이 확인하는 일은 없었다 보니 이런 참사가… 흐규규…
그래서 근처에 먹을 만한 곳이 어디 없나 둘러보다가, 너무 허기가 져서 근처에 있던 강남성심병원 안에라도 들어가 봐야 하나 싶었다. 보통 대형 병원은 원내에 식당 하나둘은 있기 마련이니까. 그랬는데, 그 병원 바로 앞으로 약국 건물이 쭉 있는데, 2층에 보이는 ‘나주곰탕’이란 단어!
2층으로 올라가니, 작은 규모의 나주곰탕 전문점으로 보이는 식당이 나왔다.
국밥은 먹은 지 얼마 안 되어 별로 땡기지는 않지만, 너무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이 들어갔는데, 메뉴판에 국밥 외에도 떡갈비라든가, 소불고기, 돼지불고기 등 요리가 꽤 갖추어져 있었다. 잠시 떡갈비와 소불고기 중 고민하다 소불고기로 식사 되냐고 불었더니, 요리 메뉴라 밥은 따로 안 나온대서 공깃밥 따로 주문해서 먹어도 되냐 여쭙고 된다고 하시기에 소불고기를 주문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소불고기.
다른 밑반찬으로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나왔다.
곰탕 전문점인데 김치가 겉절이도 아니고 살짝 맛이 없어서 대충 평타는 친 깍두기 위주로 먹었다.
함께 나온 맑은 국물은 곰탕 국물이었는데, 꽤 괜찮았다.
밥은 흑미밥.
……근데, 나주곰탕 전문점인데 왜 백미밥이 아니지…
개인적으로 국밥집 밥은 백미밥이여야 한다는 좀 이상할지도 모를 고집을 갖고 있어서 좀 의아했다.
어쨌거나, 소불고기도 깔끔하니 제법 먹을 만했다.
아무래도 나주곰탕 전문점에서 곰탕 안 먹고 엉뚱한 메뉴나 조지는 게 좀 눈치가 보였는데, 나름 괜찮아서 채소까지 정성을 다해 해치웠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개인적으로 당근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먹지 않는 편이라 이 소불고기에 고명으로 곁들여진 당근까지 먹었다는 건 내가 진짜 정말로 최선의 최선을 다했다는 뜻이 아닐는지.(…)
다만, 소불고기가 막 엄청 맛있고 그래서였다는 건 아님.
하여튼, 배가 고파서 길거리에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꽤 먹을 만했던 식사였다. 소불고기 하나만 보자면 다음에 또 와볼까 싶었는데, 국밥집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밥과 김치가 좀 별로라서 따로 또 들를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내가 가게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지도…
근데 또, 국물로 나온 곰탕 국물은 나름 괜찮아서 국밥은 먹을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밥이랑 김치 생각하니 또 생각이 사라지고 오락가락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