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단골 중국집보다 더 자주 찾게 된 듯한 『홍콩반점』인데, 내가 먹는 메뉴는 늘 한결같은 편이었다. 고기짜장 아니면 고기짬뽕이고 요리류는 오직 치킨반반탕슉이랄까… 가끔 거기에 군만두를 추가하는 수준이었고. 『홍콩반점』에서 해물육교자가 메뉴에서 사라진 이후로 군만두는 그냥 땡기면 먹고 말면 마는 식이 되어버려서……
어쨌든, 이번엔 기분 전환 삼아 평소에 먹지 않던 메뉴에 관심이 갔다.
그래서 주문한 쟁반짜장과 꿔바로우, 그리고 군만두.
쟁반짜장은 2인분 메뉴라서 솔직히 조금 망설여지긴 했는데, 어차피 그냥 고기짜장을 먹어도 꼬박꼬박 곱빼기로 시켜 먹는데, 곱빼기나 2인분이나 크게 다를 거 없지 않을까? 하는 살짝 안일한 마음으로 주문했더랬다. 그리고 배달 용기의 크기를 보고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건 당연한 수순.(…) 어쨌든, 보기에 푸짐해 보여서 좋기는 하더라…
주문할 때 맛 선택을 하게 되는데, 맵게와 맵지 않게를 선택할 수 있어서 난 조심스레 맵지 않은 맛을 선택했다. 근데, 뭔가 맛은 있는데 살짝 펀치력이 부족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더라. 그래서 다음에 주문할 때는 맵게 해서 주문해 볼까 한다.
해물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는데… 한 가지 단점이랄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새우 꼬리 부분의 껍질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조리되어 그게 좀 불편했다. 새우 껍질 같은 거 그냥 아그작아그작 씹어 먹는 사람도 많겠지만, 난 새우 껍질을 별로 안 좋아해서 먹을 때마다 불편했다.
그 외에는 양도 많고 맛도 괜찮고 상당히 괜찮은 퀄리티의 쟁반짜장이었다.
꿔바로우.
꿔바로우도 『홍콩반점』에서는 처음 주문해 보는데, 너무너무 내 취향이었다. 언젠가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언급했던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꿔바로우는 그 강한 신맛 때문에 그렇게 선호하는 요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신맛을 적당히 덜어낸 꿔바로우라면 맛있게 먹고는 했는데, 『홍콩반점』의 꿔바로우는 기침을 유발할 정도의 강한 신맛은 아니어서 너무너무 내 취향이었다.
……아니, 취향이었었다.
뭐, 진짜 내 취향의 꿔바로우가 맞기는 하다.
식감도 튀김옷도 소스도 너무너무 맛있었는데…
소스가 용기 밑바닥에 고여있더라…(…)
마지막에 고인 소스에 젖은 꿔바로우를 한입 먹는 순간, 쿨럭! 하고 저항 없이 튀어나오는 기침.
그러니까, 잘 버무린 소스가 시간이 지나며 밑으로 흘러내려 농축된 채로 밑에 고여있었던 거다.
나처럼 신맛이 강한 꿔바로우가 약한 사람이라면 이대로 먹으면 되고, 꿔바로우는 역시 강한 신맛이 중요하다 싶은 사람은 먹기 전에 반드시 뚜껑을 열기 전 용기를 흔들어 소스를 잘 섞어주면 될 듯하다.
군만두.
아니 진짜 해물육교자 부활할 계획 없는 거냐……
매번 먹던 메뉴 말고 새로운 메뉴를 먹어보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취향에 잘 맞아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쟁반짜장을 먹고 나니, 쟁반짬뽕도 먹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다음에는 쟁반짬뽕을 먹어보고 그다음에 매운맛의 쟁반짜장을 다시 한번 시도해 봐야 할까 싶다. 그리고 꿔바로우는 마지막에 가서 깜짝 놀랐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진짜 너무나도 내 취향의 맛있는 꿔바로우였던 터라 다음에도 재주문할 가능성이 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