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운영하는, 꽤 괜찮다는 『육전국밥』의 존재라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나와는 크게 연이 없어서 그냥 언젠가 돌아다니다 우연이라도 발견하면 꼭 한번 방문해 먹어볼까, 하는 생각만 하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노원에 들렀다가 개장한 지 얼마 안 되는 『육전국밥』을 발견했다.
그래서 언젠가 다짐해 두었다시피 발견한 직후, 오늘 점심은 저기서 먹어야지, 하고 굳게 마음먹고 볼일을 보고 조금 늦은 점심 식사를 위해 방문!
굉장히 넓은 매장의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의 국밥집이었다. 얼핏 보니 2층까지 사용하는 듯.
출입구 바로 옆으로 혼밥러를 위한 바 테이블도 있어서 매장이 한산함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착석했다.
주문은 테이블 위에 비치된 태블릿 키오스크로 선결제하는 방식.
이런 거 너무 마음에 들어……
어쨌든, 태블릿 키오스크로 뭘 먹을까 메뉴를 훑어보고 있다 보면 서버분이 밑반찬을 우선 서빙해 주신다. 살짝 많이 익어서 신맛이 강한 겉절이(개인적으로 불호 요소… 겉절이는 신맛이 나면 그 수명이 끝났다는 주의라서)와 깍두기, 그리고 양파절임.
하여튼─ 잠시 고민 후에 내가 선택한 건,
소고기국밥 정식.
소고기국밥과 육전이 세트로 나오는 메뉴인데, 국밥도 국밥이지만… 사실, 이 육전에 조금 기대를 하고 있었다. 워낙에 육전을 좋아해서 평소에 H가 술안주로 뭔가 배달시키려고 하면 옆에서 육전이 포함된 모둠전 같은 거 시키라고 자주 부추기기도 하니까.
가장 기대한 육전부터 식기 전에 얼른 먹어주자.
1인 메뉴라서, 육전은 네 조각 정도가 나온다. 딱 혼자 먹기 적당한, 그런 느낌? 하지만, 육전 킬러인 나에게는 좀 부족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그런 양이다. ── 맛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괜찮아서 오히려 좀 놀랐다.
나도 모르게 프랜차이즈라서 솔직히 내심 얕봤었던 것 같다.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잘 지진 생각 이상으로 괜찮은 퀄리티의 육전이었다.
덕분에 순식간에 입안으로 집어넣어 삭제.
이 육전 때문에 다음에 또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메인인 소고기국밥.
소고기국밥인데 소고기의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다. 국물은 잘 우린 소고기 육수인 듯하지만, 고명으로 올라간 소고기는 그냥 구색만 갖춘 정도란 느낌? 그래도 우거지와 무, 콩나물 등으로 구수한 소고기 육수에 시원함을 깊게 추가한 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빨간 국물이지만, 그렇게 맵지 않고 적당히 칼칼한 국물도 괜찮았고 은근 된장 맛도 나는 게 개인적으로 괜찮게 느껴졌다.
말로만 듣던 『육전국밥』에 드디어 가본 걸로 만족하려 했으나,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던 육전의 퀄리티와 프랜차이즈치고는 제법 제대로 끓이려고 한 듯한 국밥도 먹을만했고, 일단 매장의 시스템이나 위생 상태 등을 보니 다음에도 또 찾고 싶어지는 마음 만만이다.
다음에는 그냥 곰탕 정식을 한번 먹어봐야지.
다만, 아쉬운 게 소고기 완자와 함께하는 정식 메뉴가 없다는 것이다.
혼자서 육전 완자 반반 메뉴를 먹으면 식사류를 못 먹게 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동행이 한 명 이상 있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