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여유로웠던 지난 주말과는 달리, 이번 주말은 시작부터 나름 ‘즐거운 주말 계획’이 처음부터 어그러지고 말았다. 주말의 시작인 어제, 금요일 오후…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즐거운 주말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소파에 앉아 닌텐도 스위치로 모동숲 좀 잠깐 하다 그대로 기절. ── 눈을 뜨니 다음 날(오늘) 이른 새벽녘…… OTL
곧 있으면 해가 뜰 시간에 눈이 먼저 떠진 난, 일단 침착하게 닌텐도 스위치부터 충전했다.(…)
그렇게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 둔 채 이른 아침까지 모동숲 좀 하다가, ……이상하게도 그대로 다시 잠들었다가 다시 눈을 뜨니 시계는 어느덧 오전 10시 가까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난, 일단 침착하게 닌텐도 스위치부터 덱에 꽂고(…) 휴대폰을 손에 들어 배달앱을 켰다.
이상하게 아침부터 너무 먹고 싶었던 순대국밥.
여기는 최근 자주 배달시키는 국밥집인데, 아무래도 국밥 프랜차이즈인 듯하다. 『미미국밥』이란 곳으로, 프랜차이즈 국밥집이라 하면 뭔가 그 메뉴가 ‘국밥’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국밥집에 비해 깊은 맛이 없고 대충 구성만 갖출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오히려 웬만한 국밥집보다 퀄리티나 맛 면에서 상당한 저력을 보여주는 곳이다.
게다가 프랜차이즈만의 뭔가 트랜디한…? 그런 부분까지 이점으로 작용해 자칫 국밥집 선택에 실패할까 봐 두려운 사람은 차라리 여기 『미미국밥』에서 먹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 ── 일단, 가장 큰 문제이자 기본인 국물에서 돼지 잡내와 누린내가 일절 나지 않고 고기의 질이 꽤 좋다.
그렇다고 오랜 전통의 국밥집의 그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기보다는, 보다 더 트랜디하고 국밥 초보도 무난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스타일의 국밥이라고 해야 하나? 오랫동안 직접 가마솥에 밤새도록 정성 들여 깊게 우려낸 그런 국물의 국밥만 국밥 취급하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좀 안 맞을지도?
난 일단, 돼지를 사용한 국밥에선 잡내나 누린내만 안 나도 대합격을 주는 편인지라 여기 『미미국밥』의 국밥은 대합격 중 하나로 볼 수 있겠다.
나는 여기서 주로, 기본 순대국밥에 돼지고기와 살코기, 찰순대와 당면을 추가한다. 그러면 진짜 배가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갈 수 있는 국밥 한 그릇이 완성돼서 온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내가 주문하는 점포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여기 공깃밥이 흰쌀밥이 아니라 흑미밥이다…
국밥 종류에는 적극적으로 흰쌀밥만을 선호하는 내게 있어서는 진짜 아쉬울 수밖에 없더라.
점심으로 먹은 칡냉면과 숯불고기, 김치만두.
당연히 칡냉면은 곱빼기다. 여기는 지난 4월에 처음 배달시켜 먹었다가 홀딱 반해서 그 후로 냉면 먹을 때마다 계속 꾸준하게 배달시키고 있는 칡냉면 전문점이다. 칡냉면을 간판으로 달고 전문으로 하는 곳이니만큼 당연히 냉면도 맛있지만, 숯불고기가 언제 먹어도 늘 한결같이 대박인 곳.
갑자기 칡냉면에 꽂혀서 물냉면 배달 with 숯불고기 : 단골이 되고 싶다
처음에는 냉면+숯불고기 세트만 먹다가 만두가 추가된 세트도 있기에 어느 순간부터 그 세트에 정착하게 된…
저녁은… 김치볶음밥.
지난 주말에 연성해 둔 대량의 김치볶음밥이 주중에 일찍이 동난 터라, 이번에도 주말을 맞이해 시간을 내 대량의 김치볶음밥을 연상한 김에 그걸로 저녁을 간단히 때우기로 했다. 이번에도 베이컨을 잔뜩 넣었고, 살짝 매콤한 게 땡겨서 평소보다 고춧가루를 좀 더 추가했다.
이번에는 귀찮다며 대충 먹지 말고 제대로 구성을 갖추자 싶어서 달걀프라이와 김가루도 뿌렸다.
문제는 그러다 중요한 참깨를 뿌려주는 걸 깜빡했다는 점이지만…(…)
참고로, 달걀은 꽤 전부터 흰 달걀로 바꿨는데, 뭔가 기분상 더 싱싱하고 좋은 느낌이라 한번 바꾼 이후로 쭉 흰 달걀만을 구매하고 있다. ……사실, 어릴 때부터 하얀색 달걀에 꽤 로망이 있었는데, 아직도 그때의 그런 감성이 남아있는지 냉장고에서 달걀 꺼낼 때마다 뭔가 좀 더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
자! 비록 주말 계획을 시작부터 대차게 말아먹기는 했지만, 이번 주말도 나름 잘 먹고 잘살고 있다는 생존신고를 겸해서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봤다. 이제 곧 벌써 일요일이라는 점이 진짜 미칠 듯이 두렵고 짜증 나지만… 다음 주말엔 좀 더 많이 여유로워지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