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노원의 『하이돈부리』에 꽤 자주 들렀었다. 【🔗관련링크】 그러다 어느 순간 발걸음을 놓은 순간, 간판이 『헬로밥』으로 바뀌어 난 그냥 『하이돈부리』가 문을 닫고 새로운 음식점이 들어온 줄만 알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에서도 사라졌었다. 그랬는데…
이번에 노원에 들른 김에 점심을 먹어야 했는데, 마침 피크타임이라 어디든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던 터라 떠돌고 떠돌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헬로밥』이라는 작은 간판. ……그러고 보니, 한 3년 전쯤엔 저기에 『하이돈부리』가 있었지… 하고 옛 기억을 되짚다 문득 호기심이 생겨 계단을 내려갔다.
……아니 근데.
간판만 바뀌었지 내부 인테리어나 전체적인 메뉴 구성 같은 것들이라던가, 연어 관련 메뉴가 특히 인기 많고 호평이 자자하다는 것(그 사이 폰으로 검색해 봄)까지 옛 『하이돈부리』와 너무나도 똑같다는 것이랄까.
이건… 그냥 간판만 바꾼 거였어…?
어쨌든, 내부에는 다행히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바로 키오스크로 전체적인 메뉴를 쓱 훑다 보니, ‘돈카츠’ 관련 메뉴가 있길래 옛 『하이돈부리』 시절 돈카츠를 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망설임 없이 돈카츠를 선택.
근데, 뭔가 그냥 돈카츠는 허전한 듯하달까 아쉽기도 하달까 그래서 새우튀김 하나가 추가된 ‘돈카츠&새우튀김’을 메인으로 선택한 후, 사이드메뉴로 닭튀김(순살치킨)을 추가했다. ── 어쩌다 보니, 육·해·공 완성…?
내부 인테리어가 거의 그대로인 만큼, 예전 자주 앉았던 그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주문한 메뉴 등장.
한가지 예전과 다른 점은, 예전 『하이돈부리』 시절에는 단무지와 김치가 테이블 위에 종지와 함께 항시 비치되어 있어 알아서 덜어 먹는 시스템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음식 가져다주면서 함께 가져다주는 시스템인 듯하다. ……그런데, 김치 원산지 표기에 ‘중국산’이라 쓰여있는 거 보고 손도 안 댐.(…)
돈카츠&새우튀김.
메뉴명 그대로 돈카츠와 새우튀김이 한 접시에 담아 나왔다. 주변으로는 밥 한 스쿱, 샐러드 조금, 돈카츠 소스와 타르타르소스, 그리고 머스터드소스가 살짝. 머스터드는 허니머스터드인지 그냥 머스터드인지 알 수가 없어서 일단 무시했다. 그런데, 원래 돈카츠라 하면 겨자니까 허니머스터드는 아닐 것 같은 느낌? 하지만 또, 색이나 질감이 너무나 오뚜기 허니머스터드 재질이라……(…)
돈카츠는 무난하니 맛있었다. 일단, 돼지고기 잡내가 안 난다는 점에서 합격점.
새우튀김은… 좀 미묘? 아니, 새우튀김이 애초에 맛이 없을 리는 없는 거라 맛은 있었는데, 좀 미묘. 뭐가 딱히 이게 나쁘다! 안 좋다! 싶은 건 없었는데… 어쨌든 좀 미묘…(…)
그리고 사이드메뉴 닭튀김(순살치킨) 6조각.
파와 시치미까지는 이해해 줄 수 있는데… 누구 마요네즈 뿌려달라고 부탁하신 분…? 아니, 마요네즈가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니라 딱히 화가 난 건 아닌데… 차라리 작은 종지에 찍어 먹을 수 있게 플레이팅 해줬으면 좀 덜 당황했을 듯?
맛은 뭐… 평범하게 모노마트 표 카라아게?(…) 이상하게 닭튀김 ─카라아게─ 제대로, 정식적으로 튀겨주는 데는 돈카츠집이나 튀김집보다 차라리 선술집이다.
옛 『하이돈부리』 시절에 제일 좋아했던 메뉴가 ‘돈카츠벤또’였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메뉴가 사라지고 돈카츠는 사이드메뉴 쪽으로 빠져 메인에 추가하는 형태로 바뀌는 등 메뉴 구성이 너무 자주 바뀌는 듯해서 왜 이래? 하고 잠시 발을 끊은 사이 간판이 『헬로밥』으로 바뀌어 아예 관심도 끊어버렸는데…
사실은 그냥 간판만 바뀐 듯해서 조금은 반가운 기분이었고, 홀대받은 듯했던 돈카츠가 제대로 메인메뉴의 한 축을 담당하는 듯해서 기뻤다. 맛은… 잘 모르겠다. 3년 전의 그 맛과 비교하라고 해도 기억이 잘 안 나고…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차라리 좀 더 돈을 내더라도 근처 〔롯데백화점〕 푸드코트에 있는 『크레이지카츠』의 돈카츠가 나을 듯?
뭐,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여기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퀄리티이긴 하지만.
도대체 제일 처음 돈카츠든 돈가스든 밥을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한 스쿱만 주는 만행을 누가 시작한 거냐??? 진짜 그 사람 만나면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머리를 두들겨주고 싶을 지경이다. 더군다나 난 ‘고기 먹을 때 밥이 없으면 안 되는 타입’인데 밥을 꼴랑 한 스쿱 줘…??? 그나마 추가라도 된다면 몰라, 추가를 안 해주거나 1,000원 추가 요금 받으면서 또 한 스쿱 덜렁 내주는 데 있으면 가게 망하라고 집 한구석에 제단이라도 설치하고 싶어지고 그래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