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 『목장이야기 올리브 타운과 희망의 대지』는 동성혼이 가능한 만큼 동성 부부 사이에서도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 내가 이 게임을 곧 다가올 세일을 예상하면서도 굳이 정가로 구매한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 ‘예란트’는 게임상으로 2년 차 여름 3일에 ‘잭’과 올리브 타운 주민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했다.
그 후로 쭉… 나는 오매불망 ‘예란트’와 ‘잭’과의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만을 학수고대하는 중이건만……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아이는 태어나질 않고 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공략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목장이야기 관련해서 제대로 된 공략 사이트를 찾기 어려워 일본 쪽 웹을 뒤적여본다.
한 두세 군데 찾은 후 비교해보니 아이에 관한 공략은 딱 ‘이러하다!’하고 확실한 해답을 제시한 데가 없이, 두루뭉술하거나 유저들의 의견을 조합한 ‘아마도 이러할 것이다’라는 식의 결론만이 도출되었을 뿐. 그래도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들의 데이터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이니, 대충 신빙성은 있겠거니 하다가──
이참에 그간의 ‘아이 탄생’과 관련이 있었던 이벤트들을 한번 정리해보기로 했다.
일단, 결혼 상대의 호감도 ‘하트’ 15개를 다 채워야 한단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하트 10개가 최대인 줄 알았으나, 결혼 후 5개의 빈 하트가 더 생겨난 것을 보고 짐작하기는 했다. 그런데……
매일 대화하고 꼬박꼬박 선물 공세를 한 결과, 꽤 빠르게 하트 15개를 가득 채운 지 오래다. 그 외의 기타 ‘가능성’이 있는 이벤트를 모두 본 상태. ── 다만… ‘결혼 후 2개월 하고도 5일’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랄까 원흉이랄까.(…)
그래…
여름 3일에 결혼했으니, 겨울 8일이 지나면 태어나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우리 ‘예란트’와 ‘잭’과의 사이에서는 아직도 아이가 태어나고 있질 않은 상태.
으아!! 공략 사이트에 게시된 조건 다 만족한 거 같은데 왜 아직이냐~!!
이것도 뭔가, 다른 조건 같은 게 있는 걸까…? 하으… 답답해 죽을 것만 같다. 히긍 :3
어쨌든.
공략 사이트를 보고 깨달은 건데, 결혼 후 극초반에 좀 뜬금없는 이벤트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이벤트가 바로 훗날 태어날 ‘아이의 성별’을 결정하는 이벤트였던 것…!
── 때는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아침이었다.
정말 뜬금없는 질문임과 동시에, 솔직히 아무것도 몰랐던 이때는 진심으로 솔깃한 대사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아들’을 선택.
이때는 대체 왜 자꾸 확인하나 싶었는데, 이게 훗날 태어날 아이의 성별을 미리 결정하는 이벤트였던 것이다.
뭐, 하여튼 ‘잭’은 공감해주었지만.
그런데 어차피 무슨 선택을 했든 이때 뜨는 ‘잭’의 대사는 똑같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솔직히… 태어날 아이가 아들이든 딸이든 어느 쪽이든 상관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어째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꼭 아들을 선택했는가 하면, 잘 모르겠다. 평소 가져왔던 어떠한 욕구가 반영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면, 장르소설을 읽을 때 수많은 소설 속 주인공이 꼭 딸만 낳는다던가 여동생만 나온다던가 하는 식이라서 그간의 아쉬움이 이런 선택을 하게 만든 것일지도…? (…?) 아니 진짜, 갑자기 삼천포로 빠진 느낌이기는 하지만, 장르소설 작가들은 왜 주인공의 동생은 꼭 여동생이어야 하고 낳게 되는 아이도 꼭 딸이어야만 해????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거의 80% 정도의 비중일 거라 생각한다.
하여간에, 아들이든 딸이든 어느 쪽이든 좋으니 얼른 태어나만 줬으면 싶다.
성별은 이 이벤트로 플레이어가 결정할 수 있지만, 태어날 아이의 외모는 랜덤이란다. 물론,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만큼 닮은 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진 채이겠지만, 그 색이 부모 둘 중 누구의 어느 색을 타고 태어날지 그게 랜덤이란다. 그러니까, 태어나기 전에 저장해두었다가 세이브&로드 신공으로 마음에 드는 외모가 뜰 때까지 반복하라는데… 세이브고 나발이고 간에 태어나기나 좀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