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이용해 왔던 단골 중국집에 홀로 조용히 작별을 고한 후, 새로운 중식 맛집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일단 배달앱 중식 탭에서 ‘주문 많은 순’으로 목록을 정렬한 후 하나하나 일일이 들어가 일단 가게 정보에서 상호가 일치하는지 확인한 후 메뉴에서 간짜장을 찾는다. 중식 요릿집인데 간짜장을 다루지 않는 곳이 종종 있어서…
메뉴에서 간짜장을 찾았으면, 간짜장에 달린 리뷰로 들어가 ‘사진 리뷰만 보기’를 선택해 간짜장의 상태를 대략적으로 파악한다. 여기서 대부분의 중국집이 걸러지는데, 그냥 양파만 잔뜩 때려 넣었다고 다 간짜장이 아니니까.
……그나저나, 요즘 진짜 제대로 된 간짜장을 할 수 있는 동네 중식 요릿집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곤란하다.
이전 단골 중국집도 점점 간짜장 퀄리티가 떨어지는 추세였기도 하고.
그렇게 살펴보다 ‘주문 많은 순’의 목록 최상단 그룹에 속한 곳에서 시험 삼아 짬뽕과 탕수육을 주문해 보았다.
……사실, 짬뽕이 너무 먹고 싶기도 했지만, 덜컥 간짜장부터 시도하기엔 내가 조금 쫄보이기도 하고.
도착.
짬뽕 국물 내가 마신 거 아니다.(…)
주문하고 나서 아차 싶었던 게, 주문 후에 배달앱 화면으로 지도가 뜨지 않은가.
우리 집이랑 거리가 너무 멀어…… OTL
그래서 이 누군가 짬뽕 국물을 절반에 가까이 마셔버린 듯한 비주얼을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이거 진짜 한 입도 안 먹은 짬뽕 사진이다.
그냥 안에 있던 면만 좀 드러나도록 젓가락으로 한차례 휘저어주었을 뿐;;
짬뽕은, 초특급 맵찔이인 내게는 조금, 살짝 벅찰 정도로 매웠다.
나중에 발견한 건데, 가게 정보에 주인이 기본 짬뽕이 맵다고 명시해 두었더라…
근데 이 짬뽕이 매워서 먹기 벅찬데 상당히 맛있어!!
눈물이 살짝 돌 정도로 매운데 너무 맛있어!!!!
탕수육도 내 취향이었다.
소스 때깔이 무엇보다 내 취향이었고, 맛도 적당히 달콤하고 새콤했다.
개인적으로 내가 베스트로 꼽는 탕수육은 놀랍게도 우리 동네 『홍콩반점』의 탕수육인데, 여기 탕수육이 정말 내 취향에 너무나도 알맞은 탕수육이라서 진짜 고민이 참 많아질 정도였다.
맛있는 중국집, 특히 간짜장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맛있는 중국집을 찾으며 시험 삼아 짬뽕을 주문해 보았는데, 진짜 제대로 맛있는 짬뽕 맛집인 듯하여 살짝 어안이 벙벙했다. 탕수육도 너무 내 스타일이고 튀김이 너무 과하게 바삭하지 않고 적당하게 잘 튀겨진. ── 그런데, 우리 집과 가게와의 거리가 너무 멀고 짬뽕 국물 졸아든 상태를 보아하니 너무너무 아쉽게도 이곳은 후순위로 미뤄둬야 할 듯.
리뷰로 봤을 때 사진상의 간짜장 비주얼도 괜찮아서 간짜장도 먹어보고 싶긴 한데, 배달 된 짬뽕 국물의 상태를 보아하니 간짜장은 면이 굳어서 비벼지지도 않을 듯한 불길한 생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일단, 다른 데를 좀 더 알아보고 영 안 되겠다 싶을 때 다시 간짜장으로 도전해 봐야겠다.
아… 너무 아쉽다…
거리만 좀 가까웠으면 너무너무 좋았겠는데… 으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