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홍콩반점』의 고기짜장 때문에 비교적 찾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어도 벌써 오랜 시간을 단골로서 애용해 왔던 중국집이 언젠가부터 그 퀄리티를 유지하지 못하는 듯했고, 서비스도 가끔 이상할 정도로 소홀해질 때가 있었음에도 미련을 놓지 못하고 계속 찾았더랬는데 말이다.
오랜만에 라조기가 먹고 싶어서 간짜장과 함께 라조기 소자를 주문했다.
서비스 군만두도 잊지 않고 왔다.
뭐,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만.
일단 비주얼은 척 보기에 합격점을 줄 만했다.
간짜장은 언제나 그렇듯 이 동네에서 최고로 손에 꼽을 정도.
문제는 이 라조기였다.
첫입 딱 먹고, ‘이게 맞아…?’ 하며 고개를 연신 갸우뚱.
라조기라는 요리 자체가 특유의 풍미는 있어도 막 자극적인 맛을 내는 요리가 아닌 것은 알고 있다. 그래도 그렇지, 이건 진짜 아~~~~~무 맛도 안 나는데…? 간하는 걸 깜빡했나?? 어떻게 이렇게 아무 맛도 안 날 수가 있지?? 너무나도 혼란스러워서 재차 몇 점 집어 입에 쑤셔 넣었는데도 진짜 노맛이었다. 노(No)맛!! 맛이 아예 없어!! 무(無)맛!! 진짜로 그 어떤 맛도 안 났어.
순간 내 입맛이 간 줄 알고 간짜장을 후루룩 먹어보았지만, 내 입맛은 정상이었다.
……대체…
그리고 그 순간, 그동안 차곡차곡 쌓이기만 한 채 분출되지 않은 서운함과 분노 등이 등줄기를 타고 뇌리로 순식간에 치달아 오르는 느낌? 한마디로 혈압이 빡 올라서 목덜미가 얼얼할 정도였다. 전화해서 불만을 털어놓는 것도 싫어질 만큼 짜증이 났고 화가 났다. ── 그래서 수년간 단골로서 이용해 왔던 중국집에 나 홀로 작별을 고했다.
앞으로 『홍콩반점』의 고기짜장으로 연명하면서 다시 간짜장 맛있게 잘하는 중국집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그간 수많은 중국집이 생겼다 사라졌고, 배달앱을 통해서라면 우리 집에서 살짝 거리가 있는 다른 동네에 위치한 중국집도 경험해 볼 수 있을 테니 차근차근 품을 팔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 중국집을 찾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다.
내가 평생 간짜장을 못 먹는다고 해도 이제 절대로 이 중국집은 이용 안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