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고 장마철이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입맛이 묘하게 뚝 떨어질락 말락 하는 때에, 난 그때마다 꼭 찾아 먹고 입맛을 되찾는 음식이 있는데 그게 바로 카레다. 되도록 내 취향껏 직접 만들어 먹지만, 여유가 없으면 배달이라도 시켜서 꼭 먹어줘야 한다. 레토르트 이런 거 말고.
이번에 카레 하면서 돼지고기를 평소와 달리 카레용으로 썰어서 파는 고기를 사서 넣어봤는데, 이거 장보기 완전 실패했다고 본다. 원래는 돼지고기 등심이든 안심이든 덩어리로 사서 내가 취향에 맞는 크기로 직접 썰어서 요리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좀 귀찮아서 손 좀 덜자고 한 일이 이렇게 후회막급일 줄이야…
고기를 너~무 짜잘~~~~~~~~~~~하게 썰어놨어 옘병…
고기 누가 썰었는지 모르겠는데, 참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사람인지 고기를 아주 조져놨더라.
에휴!
내가 하는 카레는 재료가 큼직큼직한 맛으로 먹는 거라 너무 안타까웠다.
다음에는 그냥 하던 대로 해야지.
그거 쪼금 편해 보겠다고 이게 무슨… 절레…
돼지고기가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고, 맛 자체는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더욱 맛있었다. 카레를 할 때마다 맛이 다른 카레를 섞어서 쓰는데, 그때의 컨디션에 따라 섞는 비율을 다르게 한다. 이번에는 기운을 좀 많이 차려야 할 듯해서 매운맛 5 : 중간 매운맛 3 : 순한맛 2 이런 비율로 해보았더니 아주 좋더라.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