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여 봐 요 동 물 의 숲
어제 그토록 오늘 우리 섬의 날씨가 맑기만을 바랐는데, 내 소원이 이루어졌는지 오늘의 라온제나도는 온종일 맑은 하늘이 줄곧 이어져서 기쁜 날이었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오늘이 일요일이라는 점이 또 특별했고 모동숲에서는 매주 일요일이면 무파니 가 무를 팔러 섬에 오는 건 당연한 일.
여울 이의 방송대로 정오가 되면 무파니 는 카페로 가버려 오전 중에만 무를 살 수 있는…
이번 주 뭇값은 하나당 91벨로 상당히 저렴한 편!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여느 때처럼 3,000무씩 총 네 번 구입했다.
솔직히… 무 가격이 가격이다 보니 조금 욕심을 내서 여섯 번 정도 가방을 채울까도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냥 조신하게(?) 12,000무만 사기로 했다. 뭐, 무 가격이야 늘 변동이 있고 90대 초반이 언젠가는 또 뜨겠지 싶은 생각도 있어서.
그렇게 무파니 의 축복을 받으며 오늘의 무 구입은 끝!
……인줄 알았겠지만, 내 계획은 오늘 하루 내내 시간을 들이는 한이 있어도 오전에 구입한 무를 전부 오늘 안에 팔아치우는 것이었다. 지지난 주 일요일에 그랬던 것처럼, 오전에 산 무를 인터넷 통신으로 다른 분의 섬에 방문해 파는 방식으로. ── 이게 참 좋은 게, 일주일 내내 마음 졸이며 뭇값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아무래도 거의 확정적으로 비싼 값에 팔 수 있으니까.
그래서 오전 11시 30분쯤부터 네이버 카페의 무주식 통신 관련 게시판을 살펴보며 때를 가늠하면서 점심 식사를 챙겨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뿔싸! 갑자기 식곤증이 도진 건지 맹렬하게 졸음이 몰려와 약 2시간 가까운 시간 낮잠을 자버렸다. 생각보다 너무 푹 자버려서 깜짝 놀랐다 진짜.
어쨌든, 낮잠을 푸지게 잔 것은 잔 거고.
부랴부랴 게시판을 확인해 보니 딱 내가 잠들기 직전쯤에 굉장한 게시글이 올라왔더라.
무 가격이 무려 628벨인데 섬도 무료로 개방해 주시는 천사님이…!
뒤늦게 확인해 보니 아직 마감은 아니라서 얼른 댓글부터 달았더랬다.
거의 마지막 기차를 탄 느낌이라서, 이거 최소 1시간은 넉넉하게 잡고 기다려야 할 듯한 느낌이 들어, 모동숲을 켜둔 채 우리 예란트 는 비행장 안의 벤치에 앉혀두고 나는 노트북으로 다른 작업을 하거나 폰으로 밀린 소설을 읽거나 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 그렇게 딱 2시간 정도가 지나니, 천사님에게서 쪽지가 도착!
출발!
난 이렇게 예쁘고 센스 있고 개성 있게 섬 꾸미시는 분들 보면 참 부럽다 못해 머릿속을 엿보고 싶더라. 나는 죽었다 깨나도 이렇게 대단한 섬 꾸미기는 못 하겠지… 미적 감각이 뛰어난 것도 그걸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것도 너무너무 부럽더라.
어쨌든, 도착하자마자 비행장 앞의 토관을 타고 바로 너굴 상점으로.
다른 섬의 콩돌이 가 반갑게 맞아주고.
블로그 포스팅용으로 찍기 위해 괜히 무 가격 한 번 더 확인해 주고.
총 네 번을 비행기 타고 왔다 갔다 하며 12,000개의 무를 전부 판 결과.
총 7,536,000벨 의 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다음 주 무주식이 시작도 하기 전에 대성공! ✧*。٩(ˊᗜˋ*)و✧*。
솔직히 무는 섬에 깔아두면 평판 깎아 먹는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일단 집에 깔아두고 팔 때 일일이 꺼내다 파는 식이었는데, 이렇게 당일 사서 당일 팔아버리는 식으로 하니까 사서 바로 비행장 가까운 해변에 깔아두고 바로 파니까 섬 평판에도 영향이 안 가서 좋고 여러모로 참 좋네!
앞으로도 컨디션이나 귀차니즘 이슈가 아니라면 매주 무주식은 이런 식으로 할까보다.
그나저나,
돌아오는 길에 항공샷으로 본 우리 섬의 이 부분이 진짜 처치 곤란인데…
저 과실수를 전부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처리해서 나온 공간을 또 나름대로 꾸며보고 싶은데 참으로 곤란하구만…
섬 꾸미기 자신은 없지만, 뭔가 소소하게 깔짝거리며 장식을 빼거나 추가하는 중이기는 함.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