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나름대로 추억의 간식이 누구나 있는데, 나는 그중 하나가 진주햄에서 나온 천하장사 소시지였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도 팔았었는데, 어린 시절의 나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형의 과보호 때문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의 군것질 같은 소소한 일탈(?)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쥐포, 쫀드기, 밭두렁, 어육 소시지, 이런 추억의 간식들 전부 성인이 되고 본가에서 나와 살기 시작한 후에야 어린 시절 즐기지 못한 반동으로 더 집착하게 된 경향이 없잖아 있는데…
아, 물론 교내에서는 주전부리를 학교로 사 온 친구들 덕에 조금씩 맛볼 수 있긴 했다만.
다만, 문방구 앞에서 두꺼운 철판에 마가린 두르고 바짝 구운 쥐포나 쫀드기, 이런 걸 즉석에서 먹는 추억은 없었다는 것.
어쨌든, 그런 어딘가 살짝 결핍된 추억의 간식 중 하나인 어육 소시지.
지금도 편의점에서 하나 두 개씩 사 먹기는 하는데, 뭔가 가격이 엄청 올라서… 그게 좀 아쉬웠더랬다.
이게 이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먹을 가치가 있나? 싶을 때가 종종 있지.
그랬는데, 최근에 이마트에서 장을 보다 우연히
노브랜드 제품 중 간식 소시지라는 걸 발견!
제품 설명을 살펴보니, 제조원이 ㈜진주햄인 데다 비주얼이 그냥 완전 옛날의 그 천하장사 소시지 판박이였다!
노브랜드 제품치고 그렇게 가성비 좋은 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추억의 간식이라 잔뜩 사서 쟁여둔 상태.
한 봉지에 이런 어육 소시지 18개가 들어있다.
생긴 것도 맛도 어릴 때 몰래 먹던 그 맛…!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어육 소시지인데, 이상하게 자꾸 손이 가는 무언가가 있다.
심지어 어떨 때는 한 봉지 개봉해서 18개를 한 번에 홀랑 먹어버린 적도 있을 정도…
게다가 놀랍게도 배가 아무리 부른 상태여도 이건 몇 개든 먹을 수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