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어묵탕의 계절이 돌아왔다…
라고 말은 해도, 난 사시사철 어묵탕을 해 먹는 걸 좋아하지만.
어쨌든, 날씨가 제법 선선해지기 시작하면서 원래도 좋아했던 어묵탕이 더더욱 본격적으로 마구마구 땡기기 시작했다. 덕분에 어묵 쇼핑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어쩌다 보니 가장 자주 찾게 되는 어묵 브랜드인 『삼진어묵』의 어묵 위주로 쇼핑 중이다.
오전에 비가 내려 날씨도 우중충하고 꿉꿉하고 컨디션도 묘하게 좋지 않고, 기분상 몸도 으슬으슬할 것만 같았던 어제 같은 날.
이럴 때야말로 어묵탕이지!
난 이렇게 아무런 꾸밈 없이, 그냥 투박하지만 푸짐하게 한솥 가득 어묵탕을 끓이는 걸 좋아한다. 물론, 어제처럼 출근 준비하기에 바쁜 이른 아침에나 주로 이런 스타일로 끓이지만… 각 잡고 쑥갓이나 표고버섯, 무 같은 걸 넣고 끓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맛있게 미리 우려낸 육수에다가 그냥 푹 끓이는 것만으로도 어묵탕은 맛있으니까!
원래 난, 기꼬만 혼츠유 같은 조미료를 쓴 가츠오장국 베이스의 어묵탕을 좋아해서 주로 그렇게 하는 편인데… 요즘은 이상하게 한국식의 멸치 베이스 육수가 엄청나게 끌리는 게 아닌가. 그래서 주말에는 돌아오는 한주에 사용할 비법 육수(?)를 끓여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번에 사용한 어묵은,
모둠 어묵 중 작은 포장으로 나오는 제품 중, 가장 애용하는 게 있는데 그게 바로 이 ‘딱한끼 어묵탕’이다. 한 봉지에 300g 정도 되는 양인데, 순한맛과 얼큰한맛이 있다. 단순히 동봉된 어묵탕 스프의 맛에 따라 구분이 달라지는 게 아닌, 각 맛에 따라 포장된 어묵의 종류가 좀 다르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초특급 맵찔이로 전락했지만, 왕년(?)에는 맵부심 좀 부리는 녀석이었던 난… 매운 건 못 먹어도 살짝 칼칼한 맛은 내고 싶고 그런 타입인 데다 얼큰한맛에 들어간 어묵이 좀 더 내 취향에 맞는 어묵들이었던 터라 주로 얼큰한맛을 구매하는 편이다.
거기에 한두 가지 단품으로 다른 어묵을 추가하는 식인데, 이번에 추가한 단품 어묵은 오말이, 요리평, 잡채말이이다. 오말이나 요리평은 웬만해선 구매할 때 빠지지 않는 단품 어묵 목록 중 하나다. 여기에 평소라면 삼각당면이 당연하다시피 추가됐을 테지만, 이번엔 잡채말이에 홀랑 넘어가서……
청양고추를 조금 넣어 살짝 칼칼한 맛이 일품인 멸치 육수 베이스의 어묵탕.
사실… 웬만해서는 그냥, 어묵이라면 주는 대로 처먹자는 주의인 나지만, 그래도 이렇게 취향에 맞는 다양한 어묵을 쇼핑하는 것부터가 내 일상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길거리 돌아다니다 꼬치 어묵 하나, 아니 몇 개 서서 먹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래도 집에서 이렇게 취향껏 눈치 보지 않고 잔뜩 먹는 게 제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