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락道樂/식도락

호기심이 사람을 죽인다 《노브랜드》 복숭아 백포도 주스, 개같이 멸망한 선택

푸른달빛 2023. 1. 31. 15:48




얼마 전에 <이마트> 노브랜드의 착즙 사과주스를 사면서 같은 제조원에서 만든 ‘복숭아 백포도 주스’도 한번 사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더랬다. 문제는… 이 제품은 ‘착즙 주스’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일반적인(?) 주스였다는 점? 그런데 오히려 그런 점이 차라리 낫겠다 싶어 기대를 가득 안고 주문했더랬다.



2023.01.26 - 드디어!! 나도 드디어 사본다!! 《이마트》 노브랜드 착즙 사과주스




……주문하기 전에 리뷰를 좀, 대충이라도 살펴보고 샀어야 했다.






조합만 보면 진짜 내 취향의, 진짜 맛있는 주스여야 했는데…(…)

설레는 마음으로 뚜껑을 열고 습관적으로 냄새를 맡았다. 그 왜 있잖은가, 주스나 음료수 처음 개봉할 때 그 고유의 향긋한 냄새 좀 맡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 감미롭고 향긋한 과일 향을 상상하고 코를 입구에 가져다 댄 순간,


휘몰아쳐 오는 쉰내와 구린내, 기타 등등의 복잡한 잡내.


진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괴상한 냄새가 난 덕에,

‘시발 좆 됐구나…’

하고, 직감했다.


그래도 이왕 샀으니, 냄새는 좆 같아도 맛은 있겠지!! 복숭아니까! 백포도니까!! 하는 마음으로, 컵에 꼴꼴꼴꼴 따르는데, 이거 왜 이렇게 걸쭉해…? 상한 거야?? 하고 진짜… 냄새 맡았던 때부터 쌓이기 시작한 좆 같은 예감이 주체를 못 하고 발작하며 날뛰기 시작했다.


냄새도 좆 같고 질감도 좆 같지만, 복숭아랑 백포도니까 맛은 있을 거야!!






마지막 희망을 놓지 못하고… 미련한 나는 결국 한 모금 꼴깍 들이켜는데…… ── 와 시발 옘병 시발 존나… 하…… ── 내가 진짜 웬만해서는 이런 선택 안 하는데, 그대로 컵 들고 싱크대로 직진해서 와르르 쏟아부어 버렸다. 시발 진짜 이딴 걸 쳐먹으라고 만든 건가???

‘착즙 사과주스’ 때도 언급했지만, 유럽… 그중에서도 지중해와 가까운 남유럽 쪽 지역에서 자라는 과일에 꽤 환상을 갖고 있던 나라도 이 좆 같은 냄새와 맛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더라. 진짜 천년의 사랑도 식어버릴 맛인데 이따위 걸 돈 받고 팔 생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진짜 용납할 수 없을 정도.


혹시, 나만 그런가? 싶어서 뒤늦게 해당 제품 란에 접속해 리뷰를 훑어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물론, 긍정적인 리뷰도 꽤 많았는데 이미 몸으로 경험한 내가 보기에 대다수의 긍정적인 리뷰는 오히려 나에겐 부정적인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 사람들 진심인가?’ ‘이 좆 같은 게 정말로 맛있다고?’ 하면서 부분부분 박혀있는 내 심정과 똑 닮은 감상을 써서 올린 리뷰를 보며 침착하게 취좆을 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긴 시발 개뿔, 내가 이 리뷰를 진작 훑어봤었어야 했는데…!!! OTL

아니 나놈도 진짜 빡대가리 새끼인 게, 다른 제품은 처음 사는 거라면 꼬박꼬박 리뷰도 확인해보고 그러는데 그냥 ‘복숭아’라는 단어 하나에 홀랑 넘어가서 이건 보나 마나 맛있을 거야! 하는 마인드로 냅다 질러버렸으니… 진짜 내 죄다 내 죄야… 어흑…







이 제조원에서 만든 주스 중 오렌지도 포도, 석류도 있고 그래서 종류별로 맛이나 볼까 싶었는데… 이 쓰레기 하나 때문에 다른 주스들에 대한 불신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쌓여가고 있다. 물론, 걔네는 먼저 산 ‘사과주스’처럼 ‘착즙’이라 평범하게 맛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 이번에 진짜 돈을 주고 쓰레기를 산 느낌이라 심히 죽을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