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떡볶이는 내가 함부로 자신할 정도로 자신 있게 솜씨를 부릴 수 있는 메뉴 중 하나인 터라, 그렇게 자주 사 먹는 편은 아니다. 어설픈 곳의 떡볶이를 사 먹었다가 입맛 버리느니 차라리 내 취향의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 훨씬 낫다고 여기니까.
그런데, 그런 마인드임에도 내가 가끔 사 먹는 떡볶이 브랜드가 몇 개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우리할매떡볶이〕의 가래떡 떡볶이.
요즘 너무 혐생을 보내느라 심신이 허해져서 오랜만에 떡볶이를 배달해 먹기로 했다.
오랜만에 주문하려고 보니,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우리 동네 〔우리할매떡볶이〕에서는 순대 내장을 안 팔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보니 순대 메뉴에 내장도 같이 포함시킬지 말지 묻는 선택지가 생긴 것!!
당연히 순대 내장 포함을 선택하고 기본 가래떡 떡볶이와 어묵, 튀김 등을 주문했다.
그리고 도착!
……뭔가, 혼자서 먹기에는 좀 큰일이 벌어진 느낌이기는 한데, 일단 최선을 다해 먹어 보기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가래떡 떡볶이다.
인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삶은 달걀 추가하지 않은 걸 천추의 한으로 여기고 있는 중이다. 너무 오랜만에 주문한 거라 달걀 추가하는 걸 그만 깜빡해 버리고 말았다. OTL 뒤늦게 집에서 직접 삶기에는 시간이 걸리겠고 종종 사서 쟁여두던 감동란도 하필 딱 떨어진 때라서 진짜 넘나 후회막급이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가래떡 떡볶이는 진짜 맛있었다.
이렇게 진하고 자극적인 떡볶이가 난 참 좋아…… 그러면서 지나치게 맵지도 않고.
순대와 내장.
순대는 분식집 순대가 다 그렇듯, 내가 제일 좋아하는 찰순대. 내장도 제법 골고루 담아주셔서 참 맛있었다. 어릴 때는 퍼석퍼석한 식감 때문에 간을 별로 안 좋아했었는데 나이 들고 나서는 그냥 없어서 못 먹지…(…)
튀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튀김 중 하나인 야채튀김은 필수고 떡볶이 국물에 푹 담가둔 후 흐물흐물해졌을 때 먹으면 맛있는 공갈만두도 필수다. 그리고 김말이는 당연히 떡볶이의 친구라 빠질 수가 없고, 어묵튀김은 〔신전떡볶이〕가 배출한 희대의 대박 상품이니 당연히…(…) 그리고 저 곰돌이돈까스.
나 때는 피카츄돈까스가 유행했던 것 같은데… 뭔가, 피카츄돈까스에 저작권이라도 잡혀있나…? 어쨌든, 따로 동봉된 스위트칠리소스라 추측되는 소스를 듬뿍 뿌려준 후 통째로 들고 한입 냠!! ── 맛은 뭐, 예전에 길거리에서 사 먹던 피카츄돈까스와 크게 다를 것도 없는 누구나 다 아는 그 맛이다.
마지막으로 어묵.
배부르다 배부르다 하면서도 결국엔 국물까지 다 마셔버린 그 어묵…(…) 뭔가, 딱히 특별할 것도 그다지 없는 평범한 어묵인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국물까지 그냥 술술 들어가던. 보통, 어묵은 늘 국물을 거의 안 먹어 남기고는 했는데 참 희한하지… 이번엔 유독 국물이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뒤늦게 후회하고 있는 것 또 있다. 고추튀김과 고구마튀김 추가하는 걸 깜빡함.(…) 오랜만에 주문하는 거라 헷갈리거나 그런 게 아니라, 단순히 넋을 놓은 채로 주문해서 이런 부작용이 생긴 듯하다. 그러니까 내가 고작 떡볶이 주문도 제정신으로 할 수 없게 이런 혐생을 살게 만든 이 세상을 저주한다…(…) 시발 진짜…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