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우리 집 근처에는 없지만, 친구 집 근처에 24시간 운영하는 무인카페 『만월경』이란 곳이 있다. 지난여름 에어컨이 고장 났을 때 무더위를 피해 새벽까지 작업하던 곳이라면서 이곳에서 파는 디저트를 몇 가지 내게 종종 안겨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오리지널 월넛&밀크초콜릿 르뱅쿠키’다.
나도 전에 가본 적이 있는데… 무인카페인 만큼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손님이 직접 음료도 뽑고 디저트도 뽑고 하는 식. 일종의 자판기 느낌으로 되어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디저트 종류가 엄청 다양하더라. 마카롱부터 해서 스콘도 있고 마들렌가 휘낭시에, 쿠키 등이 종류별로 커다란 자판기 안에 있었다.
그리고 맛이 괜찮은 만큼 인기도 많은지 꽤 빠른 속도로 품절이 된단다.
몇 가지 디저트를 먹어보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소개하는 ‘르뱅쿠키’가 제일 마음에 든 터라 특별히 따로 시간과 공간을 내어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는 것.
언젠가부터 유튜브의 베이킹 유튜버들이 너도나도 레시피와 굽는 영상을 올리며 유행을 탔던 ‘르뱅쿠키’인데 매우 유명해진 덕인지 그만큼 퀄리티 좋은 ‘르뱅쿠키’를 맛볼 수 있는가 하면, 유명세 덕에 허접한 ‘르뱅쿠키’가 재수 없게 걸리기도 한다.
마치, 한때 마카롱처럼.
지금이야 시판 마카롱의 수준이 많이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생각이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름과 모양만 마카롱이지 꼬끄 상태 처참하고 크림 상태 늬끼 그 잡채인 좆 같은 게 걸리는 일도 다반사인 때가 있었다.
하여튼, ‘르뱅쿠키’도 그 마카롱의 전철을 밟고 지금은 그 과도기를 지나는 중인 듯하달까?
그런데, 고작(?) 무인카페 자판기에서 파는 ‘르뱅쿠키’ 퀄리티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괜찮아서 놀랐다.
정말…… 아예 기대를 하지 않고 먹어서 그랬던 건지 몰라 친구에게 부탁해서 몇 번이고 받아먹고 있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그냥 평범하게 퀄리티 좋은, 맛있는 ‘르뱅쿠키’였던 거다. 비록, 처음 자판기에서 나오면 거의 녹아있는 냉동 쿠키 같은 느낌이지만…
그건 무인카페 자판기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거고.
고스란히 가방에 넣고 집에 가져와 실온에 방치해둔 후, 한동안 까먹었다가 ‘아차’ 하고 집어 먹는 순간이 제일 대박 맛있는 순간이랄까?(…)
하여튼, 개인적으로 카페 『만월경』의 디저트 중 ‘르뱅쿠키’들이 제일 취향이고 그다음이 ‘마들렌’인 것 같다. 디저트들이 전부 퀄리티가 괜찮은 편인데, 아무래도 내가 홀랑 반해버린 ‘르뱅쿠키’ 미만잡인 듯.(?)
무엇보다 생각보다 배가 든든…하달까, 일단 먹으면 배가 부르다. 내가 양이 그리 작은 것도 큰 것도 아닌 보통이긴 하지만, ‘르뱅쿠키’ 하나 반 정도 음료 한잔과 같이 먹으면 배가 어느 정도 차서 꾸역꾸역 몇 입 더 먹다가 한 ½ 정도의 양을 결국 남기게 되는 그런 느낌? (…)